2020.5.1

잠깐 쉬려고 했던 건데 해가 바뀌어버렸다.

요즈음 강제적 휴식을 취하면서 내면의 것들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랜 밴드 생활을 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고민보다는
단체에 대한 생각이 먼저였고
누구보다도 치열했고
그래서 이룬 것들도 많았고
그 이면에 아픔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게 오직 나만의 문제였게냐마는
한 발짝 멀리 보면
나라는 캐릭터가 유독 우리라는 것에 집착하는 아이러니.
함께한다는 것, 그 안에서 누구도 소외되거나
아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그래서 반면 점점 조금씩
자신을 깎아나가는 것의 반복.

아둔하게도 나의 공치사를 밝히는 걸
끔찍하게 거부하며 숨었었고
행여 타인이 그런 행태를 보이면
극도로 혐오했었다.
하지만 세상은 나를 현미경으로 세세히 바라볼 만큼
한가하지 않다.
이면의 것들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기에
뒤늦은 침묵에 후회도 많았고
미래에 대한 다짐도 많았다.

그러다 문득…
나는 표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인데
왜 머금는 시간이 더 많아졌을까라는 물음표.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의 고민에
한없이 누군가를 미워했었고
차라리 적정한 거리를 두었다면 좋았을까 하는
후회도.

이제는 솔직한 게 정답에 가깝다 생각한다.
나의 기분, 감정, 가고 싶은 길을
표현하고 그것에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끔찍하게 사랑하고 싶다.

Simple 拔群 keep moving 그리고 나

끝없이 움직이고 싶고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

이미 나는 물리적 나이를 잊은지 오래다.

18 thoughts on “2020.5.1”

  1. 후회하시는 어제의 오빠도 저에겐 빛나는 분이셨어요. 그러니 오늘을 만든 발군도 많이 사랑해주셔요.^^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는 오빠를 하루만큼씩 마음 더 담아 응원하겠습니다. 멈추지 않을 슈퍼카 발군 파이팅!

    1. 저도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생각이 많아지게 되더라고요. 생각하면서 혼자 화가 나기도 하고 후회가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부족함에 대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마음들에 하나하나 답을 달아줄 순 없었어요. 그렇지만 다른 공간에서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또 있다는 사실은 저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오빠에게도 그러기를.

  2. 오랜만에 올라온 글이 참 반갑습니다 :)
    쉬는 시간동안 오빠 나름의 생각이 많으신가봐요
    끝없이 고민하는 건 앞으로 더 나아갈 무언가가 될 수 있는거라고 생각해요.
    항상 고민하고 발전하는 오빠!
    그래서 더 응원하고 싶은 오빠의 팬이라서 정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
    늘 애정하고 응원할게요!!!
    (발군닷컴의 소식 너무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오빠!!)

  3. 길게 글을 적었다가, 다 지우고 글 남겨요.
    고민의 시간 이전도,이후도
    늘 멋졌고, 앞으로도 멋질 발군.
    화이팅!

  4. 항상 말씀드리지만 오래오래 같이 있을테니까 오빠는 하고싶은거 다 해주세요!
    그리고 오빠가 항상 고민하며 사는 사람이라, 제가 멋진 사람을 좋아하고 있어서 뿌듯해요 오빠가 하는 고민들 생각들 자주 들려주세요. 언제나 응원할게요

  5. 그럼요 물리적 나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저 매순간의 고민,후회,결정,상처들이 하나씩 보태지며 만들어지는 자신의 모습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깊은 고민 끝에 좀더 행복하고 편안한 원석님이 있기를 늘 응원합니다:-)

  6. 지금의 이런 시간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온전히 오빠만의 쉬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랬던 저이지만..
    오빠의 지나간 후회도, 지금의 고민, 앞으로의 고민 모두 멀리 나아가는 시점에 좋은 디딤돌이 될거라고 생각하면서 지금처럼 천천히 오래도록 같이 즐겨요 :-)

    답답하다고 느꼈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지금이 어쩌면 평화로운 순간일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항상 응원하고 있어요 :-) 화이팅!!

  7. 그쵸.. 누군가의 조언이 내 인생에 정답일 수는 없는거 같아요.
    오늘 오빠가 찾은 정답이 삶의 새로운 열쇠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일상이 쉽게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죠. 그러니 곁에 있음의 소중함을 더욱 잊어서는 안되겠어요. 오늘 오빠 일기에 공감 많이 하고 갑니다~ ^^

  8. 끊임없이 외로움을 호소하고 나의 부족함을 들춰내며 다그치는 사람이 있어요. 늘 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타성에 길들여진거지 내 문제가 아니라는걸 깨닫는데 한참이 걸렸어요.. 오빠 일기를 보니 괜히 반가워요. 이후로 조금 더 편해지시길 진심으로 바래요.

  9. 어제 봤음에도 쉽사리 댓글을 달지 못하는 건
    지금도 조금 망설여지면서
    오빠의 고민이지만 뭔가 제가 조금 긴 시간에 점점 키워오고 있는 고민과 비슷한 면이 보여서
    괜한 뜨끔함이 있었어요
    저는 그 고민을 알겠지만 일부러 피하고 마주하지 못하는 겁쟁이로 있어 정답을 찾지 못하고 무기력만 더해가는데
    아직도 뭔가 마주하기 두려운 마음이랄까요
    늘 오빠의 일기에 많이 배워가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데
    이번에도 그래야겠는 건 알겠는데
    전 아직도 겁쟁이네요
    최근에 발군 닷컴이 생각나서 들어왔는데
    오랜만에 소식이 올라온 건 반가워요
    저도 용기 내서 마주할 힘을 내봐야겠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다시 만나는 날을 위해 조금 더 행복한 우리가 되어보아요~

  10. 물리적 나이의 잣대, 평가, 완벽하지 않은 인간의 흠결을 찾아내며 단정하는 사람들의 세계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거기서 멈춰있으니 가치도 의미도 없는 것 같아요. 천천히 자신만의 스텝으로, 리듬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삶의 방향키를 돌리기도 할 수 있는거고 힘들면 잠시 또 멈춰있다가 걸으면서 가는 게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 아닐까 해요 :)

    모두에게 이해받지 못하더라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길에서 최대의 행복을 누리셨으면-

    거의 일년만에 돌아온 반가운 다이어리!
    쓰고 싶으실 때 종종 써주세요 :)

  11. 어제 날씨 너무좋아서 햇빛 맞으면서 오랜만에 공공칠아세아 봄트랙 다시 들었어요. 일주일 오르락내리락 햇던마음 다~위로해주는거같아 괜히 눈물이 핑 발군목소리 보물이예요. 진짜 세상사람들 다 알아야돼.

  12.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새 글이 있어 정말 반갑네요!

    오빠의 선택을 응원하고 그 길을 저도 발맞춰 걸어가고싶어요
    그리고 그런 발군을 앞으로 더 끔찍하게 사랑할게요❤️

  13.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안부, 나태주’

    음… 더워서 그런지 오늘 하루 종일 얼음 동동 띄운
    콩물 먹고 싶어 혼났네요.ㅋ
    내일은 콩물 만들어 시원하게 먹어야겠어요.

    귀하… 음… 평안하신지요…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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