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12

최근 좀 무리했나 싶었는데 여지없이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항상 제일 걸리면 안 되는 시기에 걸리는 거 보면
뭔가에 집중하고 몰두할 때 면역력이 약해지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 가운데 뷰민라는
감기약의 기운과 핸드볼 경기장 특유의 돌고 울리는 사운드로
몽롱함 속에 재밌게 마쳤다. 다음 주에 있을 중요한 녹화 때문에
살살하자고 다짐했었는데 그게 뭐 내 맘대로 된 적이 있던가..ㅋㅋ
후기들을 보니 역시 오래된 맛집 비유 멘트가 잘 먹힌 듯하다.
영동설렁탕을 먹을 때마다 떠오른 생각이었는데
소란, 데브, 십센치가 딱 그런 맛집이 아닌가 싶어
준비한 멘트였다. 호호호 정열이는 바로 그걸 오마카세 초밥으로
받아치는 센스!

요즘 눈물을 잘 참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
눈물의 여왕은 그렇다 쳐도
국인이 공연 오프닝은 좀 심했다.
앞부분은 적당히 위트 있게 잘 읽었다 싶었는데
이 부분부터 터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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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인이는요. 제가 너무 외롭고 지쳐서 전화를 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저와 돼지국밥이나 일본 라면을 함께 먹어 주는 친구예요.
가끔은 뜬금없이 전화해서 잘 살고 있는지,
뭐 하면서 사는지 궁금하다고 묻는 친구예요.
전화를 끊고 나면 마음이 참 많이 따뜻해져요.

우리 국인이는요. 기쁘고 즐거운 일에는 숨김없이 해맑게 좋아하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땐
저 구석에 숨어버리는 소심한 고양이 같은 면이 있어요.
그러니 이 친구가 말없이 잠수 같은 걸 타면 꼭 그의 마음을 잘 살펴봐 주세요.

우리 국인이는요 정말 강한 사람이에요.
겉으로 보기에 맨날 기침하고 골골거리며 기운이 없어 보이지만
저는 국인이가 참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꾸준히 음악을 해오면서 우리에게 좋은 노래들을 들려주고 있잖아요.
그리고 8pm.
매번 손수 대관을 하고 포스터 디자인을 하고 티켓을 준비하고 예매 링크를 열고….
이 모든 것들엔 국인이의 숨이 다 담겨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혼자 하기에 참 버거운 일인 것 같지만
국인이는 즐겁게 이 공연들을 준비하고, 또 해내고 있어요.
참 멋진 친구죠.
이 마음들을 여러분들이 이 공연에서 고스란히 느끼고 가셨으면 합니다.
화려한 조명이나 영상, 빵빵 터지는 특수효과 같은 것들은 없지만
수억 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국인이의 마음, 정성이 가득 담긴 공연이에요.

저는 이런 국인이를 참 좋아합니다.진심이니까요.
국인이는 모든 일에 진심을 다해줘요.
아마 오늘도 그럴 거예요.
유독 무대에서 자신의 마음을 얘기하고 표현하는 것에 서투른 국인이지만
국인이가 못 하는 그 표현들, 여러분들이 많이 해주세요. 무지 행복해할 겁니다.
왜냐면 국인이는 여러분들을 항상 그리워하거든요. 바보 한국인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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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내가 힘들었던 시기가 떠올라버린 거지.
그리고 중후반부엔 국인이가 힘들었던 시기가 떠올라버린 거고.
아무리 그래도 오프닝을 그렇게 하면 안되는 거였는데….

너무 감정에 솔직해져 버린 걸까…이젠 숨기기 싫어진 걸까…
암튼 눈물 많은 중년은 오해의 소지가 많으니 적당히 하자 적당히!

날씨가 좋으니 마냥 놀고만 싶은데 그럴수록 할 일은 늘어만 간다.
후훗!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