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

스트링 녹음.
리얼 스트링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좋았다.
역시 돈인가…

잠을 많이 못자서 피곤했는데
녹음을 마치고 영배와 사우나에 다녀오니
많이 풀렸다.

집에 돌아와 노래 녹음 수정.
가사, 톤, 리듬감이 맘에 안들어서 다시 불렀다.
수정하니 찜찜했던 마음이 확 풀렸다.
역시 미심쩍은 부분은 좀 피곤하더라도
다시 해봐야 한다. 어쩌면 홈레코딩이라서 가능한 일일지도.
녹음실에서 다시 비용을 내고 해야 했더라면
많이 망설였을지도.

가끔은 제작비를 고려하지 않는 아티스트를 볼 때가 있다.
물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는 있어야 한다.
때로는 과감한 베팅도 필요하다.
하지만 불필요한 지출,
자신의 치밀하지 못한 준비 탓에
몇 번이고 다시 비용을 써야 하는 일들은
결국 독이 되어 돌아온다.
그 만큼 수익이 적어지는(수익이 나기도 어렵지만) 문제와
그에 따른 다음 스탭이 꼬이는 문제.
자신의 돈으로 만드는 앨범이라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레이블은 결코 자선단체가 아니다.
아티스트도 수익 없이 이 일을 계속해 나가기는 쉽지 않다.
뮤직 ‘비지니스’ 라는 것은 결국 이윤이 남아야 하는 것.
그래야 오래 해나갈 수 있다.

레이블도 저비용으로 앨범을 만들었다고 해서
적당한 프로모션으로 적당한 이윤을 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돈을 많이 들였으니 그걸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쓰는, 마치 많은 돈을 잃은 도박사가
빚을 져서 더 큰 판에 무모한 베팅을 해버리는 따위의 일을 피해야 한다.
(물론 제일 큰 문제는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겠지만)

지출도, 절약도, 저축도 습관이다.
나는 아티스트이니 아무 것도 모르고 음악만 하고 싶다는
어리광을 피우기에는 이 바닥이 너무 험난하다.
어리광이 아니라면 철저하게 독립하는 게 맞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나 잘났다고 쓰는 일기가 아닌,
가끔은 왜 이렇게 제작비 고민을 하고 있을까?라는 원론적인 생각에 빠져
아끼는 게 바보짓인가라는 허무함이 들 때가 있다.
희미해지는 것들을 바로 잡는 것은
더 고민하고, 글로 남기면 명료해진다.
절대 바보짓이 아니다.
앞서 썼지만 이건 습관이고
아티스트로서의 힘이고 능력이다.

6 thoughts on “2016.1.7”

  1. …..오늘도 배웁니다:D
    실력도 있고 소신도 있고 거기에 철저한 자기관리,
    아티스트로서의 자긍심을 갖추심.
    이럴 때면 오빠라고 감히 부를 수 없고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할 거 같아요.
    이원석 선생님~^^
    다시 살피고 철저하게 마무리하려고 하셨다니
    신곡 나오면 더 감사한 마음으로 들을게요.

  2. 또 이야기하자면 전 이런 오빠가 참 좋아요!!
    정도를 걷고,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는 아슬아슬 외줄타기의 달인인 느낌!! 그리 정도 걸으면 자칫 냉정해질 수 있는데..또 뜨거움은 간직한 완벽함!!
    조금 더 나열하자면.. 감성충만 아티스트이면서도 냉철한 제작자의 입장도 충실하시고, 따뜻한 친절함은 갖추셨되 쉽게 보이지 않고, 무한 긍정의 힘을 끌어다 쓰면서도 대책없는 낙관론이나 우유부단함은 안 보이세요.
    데브노래도 무척이나 밝은데 절대 가볍진 않고, 특히 오빠 목소리는 들을때마다 느끼는데요, 분명 오빠 맞는데 하면서도 설마 하고 의심할만큼, 노래마다 딱 맞는 다양함을 넣고도, 오빠만의 매력 알맹이는 콕 박고 있어…모르고 들어도 떨리게 해요!!^^

    뻔하지 않은 그런 매력을 갖고 계시는 예측 불허 이원석! 근데 또 길이 아님 가지 않고, 항상 노력하며 매사에 조심조심 신중을 기하는 모범생 이원석!
    이게 참 말이 안 되는 조합인데 오빤 그 두가지 매력 다 갖추신 것 같아요!! 그게 오빠의 가장 큰 무기가 아니실까..싶네요!!^^

    그래서 가장 섬세한 직업을 가지셨으면서도 제작비 생각하는 것도, 공연준비하시며 한참 예민할 순간에 홍보까지 해주시는 것도, 뜨거운 눈물과 차분한 웃음을 동시에 보여주시는 공연이 가능한 것도 완전 멋지세요.^^아~ 이리 적다보니 오빤..이리 글로 담음 더 멋진 그런 분이시라는 결론이 나네요!!^^
    또..또 기승전 멋짐 완성!!^^*

    잘 자란(?) 어른 피터팬을 보는 느낌입니다!!^^
    많은 일을 겪어냈지만 꿈도 꺾이지 않고, 마음도 건강히 유지해내고, 닥친 문제들 하나하나 잘 해결하여 멋지게 어른된 피터팬!
    그래서 오빠를 보고 있음 진짜 동화같아요. 허황된 그런 동화말고, 진짜 따뜻하고 와닿는 감동스런 동화의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란 바람직한 엔딩을 볼 수 있을꺼 같은 느낌이 듬!!^^

    헤헤~~제 댓글이 오빠의 일기와는 전혀 다른 소리인 것 같지만요.. 오빠가 해나가는 일들, 가진 생각들이 모두 멋진 그런 것들이라고 그러니 자신감 있게 당당하게 가던 길 가시라고 하나하나 콕콕 집어드린 거예요!!^^ 뭐 이런 글 안 읽으셔도 알아서 잘 하실 분이지만 쓰다보니 이런 분 팬이라서 또 좋고, 자랑스러워져 제가 좋으려고 씀!^^*

    그리고 오빠 생각대로 기회를 얻는 홈레코딩은 진짜 좋은 것 같아요!!!^^ 음악에 담는 것은 기술이나 고급스러움이 아니라 결국은 진실된 마음일테니 늘 함께 가길 고민하고, 신중하게 걷는 데브와 아주 잘 어울리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뭘..안다고 덧. .붙이는 걸까요?^^;;; 여튼 다다 마음에 든다구요!!^^
    결과론적으로 봐도 나온 곡들이 너무 좋았음!!^^*

    더 길어지기 전에 급 마무리요!!^^ 좋은 말도 읽다가 지칠 수 있음을 깨닫게 해드리긴 싫음!!^^
    좋은 밤 보내세요!!!^^*
    화이팅입니다!!!!(휴.가. 가셔야죠!!^^)

  3. 계속 읽으며 생각한 건데 맞아요!!
    뭘 하든 순수하게만 생각하기엔
    역시 경제적인 문제가 있죠,
    투자만이 아닌 절약과 투자로 이루어진
    재테크도 능력!이에요.
    절약도 그냥 안 쓰는 것이 아니니까
    머리를 써야하고
    돈의 흐름을 보이게하기 위해 기록해서
    생각하고 소비지출을 통제하고
    강제저축 습관!을 길러야
    적시적기에 알맞은 투자도 가능하겠죠.
    이 오빠! 경제관념도 남다르셨다니!
    알아도 못 하는데 역시 능력자!
    아티스트 창잡업자 음악사업가! 응원합니다~❤

  4. (음악 뿐 아니라) 정해진 기간과 예산 내에 최선의 결과를 위해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프로다운 거라고 생각합니다^^ 멋있어요!!!!

  5. “나는 아티스트이니 아무 것도 모르고 음악만 하고 싶다는
    어리광을 피우기에는 이 바닥이 너무 험난하다.”
    너무 와닿네요. 마음 한 켠이 착잡해지는 건 왜일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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