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8

드디어 철심을 제거했다.
지난주 병원에서 다음 주 어떻게 수술하냐고
의사분께 물어봤을 때 마취 없이 그냥 빼면 된다고
하셔서 ‘뭐라고? 이분들이 정말!!!
이 의사님은 진정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있는 걸까?’
의심하며 며칠을 보낸 후
D-Day 오늘, 세상 겁을 잔뜩 집어먹고 진료실에 들어갔다.
오늘따라 붕대를 풀어헤치는 손길이 왠지 거칠어 보이고
오늘따라 웃고 있는 의사분들의 표정이
싸늘하게 느껴지고…
빼다가 쇼크로 나 쓰러지면 어쩌지? 부터 해서
빼다가 철심이 부러지면 어쩌지?
빼다가 뼈가 으스러지면 어쩌지?
빼다가 과 출혈로 응급실로 실려 가면 어쩌지?
뺐는데 손가락이 그대로면 어쩌지? 등등등…
별별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가운데
의사 선생님은 별 예고도 없이 내 손가락을 거머쥐었다!!!
차마 빼는 광경은 못 보겠다 싶어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는데
앗! 뭔가 쑤욱 빠지는 느낌!!! 이건 필시 박힌 못을 빼는 작업이랑 비슷한 느낌인데 아아아악!!!!!
근데 오잉??? 너무나 쉽게 미끄러지듯 철심은 빠져나왔고
통증은 그저 바늘로 살짝 찌르는 정도??? 이게 뭐지???
그 후 의사 선생님이 집에서 관리는 어떻게 해야 되고,
재활은 어떻게 해야 되고, 혹시 어찌어찌하면 다시 병원에 와야 하고, 뭐라뭐라 솰롸솰롸 하시는데 귀에 하나도 안 들어올 만큼 이 순간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솔직히 지난 6주 동안 공연하면서 진짜 고생스러웠고 아팠거든!!!! 근데 이렇게 간단하게 나와주면 내가 너무 서운한 거거든!!!! 그래서 이 녀석 집에 가서 니퍼로 잘게 잘게 썰어줄까 아님 녹여서 반지라도 만들까 싶어 거즈로 곱게 싸서 집으로 모셔왔다.

집에 오자마자 기분 좋게 손을 벅벅 씻었고
샤워도 두 손으로 깔끔하게 마침! 이것이 행복!

새끼손가락은 아직 내 의지대로 굽어지지 않고 있고
재활을 위해 또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하지만
두툼한 토르 망치 붕대를 제거한 것만으로도 너무나 시원하다. 잘 관리해서 빨리 정상적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싶다. (솔직히 모음 쪽 오타가 넘나 많다ㅜㅜ)

오후에는 우주히피 국인이가 파주 noog Lab 에 방문,
노래 녹음을 했다. 솔직히 녹음한 시간보다 수다 떤 시간이
더 많았음. 결국 노래는 완성되지 못했고 ㅋㅋㅋ 국인이는 마이크를 빌려 갔다.
아! 보람찬 하루!
철심제거로 기억될 강력했던 하루!

22 thoughts on “2019.1.8”

  1. 철심아 그동안 고마웠어!!!!!
    철심이 박힌 아픈 손가락으로도 박수쳐주고
    격한 율동 해주셔서 고맙고 미안해요 ㅠㅠ
    얼른 싹 다 나아서 오른 손가락으로 꽃길 걸을 수 있도록
    약속해주세요♡

  2. 축하드립니다!그동안너무고생많으셨어요ㅠㅠ꾹참고고퀄공연해주신것도너무감사해요!맴찢..올해는아프지말고다치지말고꽃길만걷는데브가되길요❤

  3. 생생한 철심 제거 후기를 읽으니까 제가 병원에 가서 철심을 뽑은듯하네요!!!! 공연 하는 내내 아픈거 참으면서 웃으시며 공연까지 하셨다니 ㅠㅠ 너무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박수박수박수!!! 재활까지 완벽하게 클리어 하세요 :)

  4. 드디어!!
    생각보다 너무 큰 철심이라서 조금 놀랐지만..
    그래도 그동안 날씨도 추워지고 많이 욱씬거리셨을텐데 참고 항상 즐거운 모습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ㅠㅠ 액댐 했다 생각하시고 이제 다시 건강한 발군으로 만나요! 재활도 뿌셔주세요!

  5. 철심제거 축하축하!!!! 오늘 별이빛나는 밤!!썸매때 그40초짜리 영상보며 잘보이지도않는 얼굴을 손으로 이렇~게 늘리며 한50번은본거같아요~^^그랬다구요~~~ㅋ
    철심 그래도 오늘뺐으니 빡빡 손씻지말고 살살 다뤄주세요~~굿나잇~~~~

  6. 오잉???
    걱정왕 발군!!
    생생한 제거 시술 과정 묘사중
    그런데 오잉?? 요 부분에서 제일 흥미진진했어요!!
    쿄쿄쿄
    한달이상 품었던 그 녀석은 추억으로 잘 간직해주세요! 언젠가 11월에 첫눈이 내리던 날 뜨거웠던 언박싱 콘서트를 떠올리게 해줄 수 있는 녀석이 되어주겠지요!
    갑자기 15년 전 쯤인가. 기념으로 가져온 발치한 썩은 어금니를 어디다 뒀더라 찾아봐야겠어요. 의사선생님이 지혈될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했는데 병원밖을 나서면서 시뻘건 떡볶이를 사먹었었거든요 ㅋㅋ 그때의 남친 지금의 남편과 낄낄거리면서요 헤헤헤
    오늘 밤은 더 푹자요 발군!!!
    보아하니 어젯밤은 걱정되서 못잤을거 같은데 ^^

  7. 얼른 완쾌하셨으면 좋겠어요ㅠㅠ 다치는 건 한 순간인데 낫는데는 이리 우래걸린다니요ㅠㅡㅠ

  8. 귀에 안 들어온 주의점 다시 물어보셨죠…? ;;;
    눈에 띌 때마다 오래하고 계신다 생각했는데 많이 아프셨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철심 빼서 그나마 덜 아픈 상태시길… 재활 잘 하시고~ 덧나지 않게 공연 조금만 살살해주세요 >_= 그리고 데브 올해 목표를 공연할 때 안 다치기로 해주세요

  9. 그 공포와 허무함 저도 잘 알죠!
    손목 수술하고 깁스풀고 철심빼는날
    의사선생님이 무슨 공구함 같은 곳에서 뺀찌같은걸
    꺼내드는데 기겁했어요!
    그리곤 마취도 안하고 제 손목을 가져가시더니..
    너무 무서워서 고개돌리고 얼마나 아플까 떨고 있는데
    으잉??ㅋㅋㅋㅋ
    오빠 너무너무 고생많으셨어요!
    이제 다치지 마시고 아프지 마시고
    재활 잘 하셔서 모음 잘 눌러서 오타수정 안하게 되시길!! 손가락 까따까딱 자주하세요

  10. 오빠 철심 박고 계신 동안 진짜 아프셨구나ㅠㅠ
    철심 빼는 과정을 직접 겪는 듯한
    이 탁월한 심리묘사는 무엇?
    그래도 그 롤링스톤 제거할 때
    고통이 크지 않았다니 그나마 다행;
    그동안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아마도 자유롭게 씻으시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시겠죠?
    재활하시는 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래도 축하드리고,
    빨리 완쾌하시길 바래요!

  11. 그 아픈 손가락을 그리 흔드실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무너졌었게요.ㅜㅜ 넷째랑 한꺼번에 묶으셨을땐 진짜…ㅜㅜ
    그래도 무대에선 티가 전혀 안 나서 오빤 정말 천상 뮤지션이구나 싶어 더 반하긴 했었지만서도;;;
    그래도 이젠 몸은 좀 아껴주세요.
    공공재이시니 함부로 다루시면 안된다는!!!
    그래도 오빠!
    철심 빼는 순간을 이리 그림처럼 글로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찡한 가운데 웃었다는!!^^
    그동안 가슴 아파한 팬들을 위한 멋진 선물이 되었네요!
    뽑는 그 순간에 함께 있었던 것 같아 같이 시원!!^^*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물리치료는 꼭 받으시구요!!
    하는 거 별거 없는 것 같아도 단계별로 다 받으셔야 원상복구된다는!!
    여튼 고생하셨으니 오늘밤은 꼭 평화로우시길요!^^

  12. 롤링스톤과의 작별로
    소확행을 찾은 하루! 축하축하~해요
    저는 요즘 발군닷컴에 매일 들어와
    소확행늘 느끼고 갑니다.
    재활치료도 화이팅! 그리구 아프지 마요 제발요! ^^

  13. 드디어 철심 안녕!!!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ㅠㅠ 저희땜에 아파도 더 티도못내셨을 오빠.. 또륵ㅠㅠㅠㅠ 재활까지 잘 하셔서 다치시기전으로 빨리 회복해주세요!!! 그리구 앞으로 다치고 아프지마시구요!!!! 그나저나 철심빼는과정 정말 생생해요..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빼신건지 더 궁금해욬ㅋㅋㅋㅋㅋㅋ

  14. 오빠 동영상 올려주신 줄 알았어요
    한편의 드라마를 본 듯한 생생한 철심제거 일기
    그 동안 공연중에 아프셨는데도 티도 안내시고 흡 ㅠㅠ
    철심 진짜 잘근 잘근 씨보머글꼬야!!!!
    강철같은 체력 2019년부터는 건강길 완성형밴드의 필수요소로 추가하셨음 좋겠습니다
    하루하루 손가락 힘줄들도 노력하고 있으니
    예전처럼 잘 움직여주는 그날까지 몸에 좋은거 잘 드시어요
    철심제거 축하해요~
    햄식오빠는 언능 망치들고 가버려!!! 훠이훠이

  15. 안아프게 끝나서 다행이에요! ㅠㅠ자유로운 두 손 만끽하시고,, 앞으론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맙시다!!

  16. 너무 생생해서 제 손가락이 막 같이 아린 느낌!
    6주간 고통스러우셨다니….!
    또 한 번 속상하기도 하고 대단하단걸 느껴요ㅜㅜ
    어디든 제발 이젠 아프지마세요!
    (계속 들어서 지겨우시죠?ㅎㅎ)
    새해부터 액땜 제대로 하셨으니 올해는 분명
    건강하실거라고 믿지만…! 크크
    별일없이 잘 지내다가 20일 공연에서 봬요!
    너 ~~~~~ 무 재밌겠다 ~~~~~ ヾ(@⌒▽⌒@)ノ

  17. 헝ㅠㅠㅠㅠ노래할때 항상 웃어주셔서 오빠
    그렇게까지 아프고 고통스러울꺼라고는 생각을 못하고있었는데…고생많았어요ㅠㅠㅠㅠ
    오빠의 생생한 후기덕에 저도 같이 병원에 갔다온 느낌ㅋㅋㅋ근데 겁먹은오빠 귀여우시고ㅋㅋㅋㅋ
    이제 철심뺐으니까 재활치료도 잘해서 얼른완쾌합시다아!!!!화이팅❤️

  18. 으아아아 진짜 보는내내 오빠의 두려움에 제 손가락이 다 아픈느낌 ㅠㅜ
    공연내내 아팠다니..
    이제 진짜 다치지 말아요ㅠㅠ

  19. 아팠거든ㅠㅠㅠㅠ에 눈물 주르르르르륵
    이제 아프지 마세요오오! 철심아 안녕 다시 보지말자!

  20. 축하드려요 얼마나 속시원할까요!!! 공연장에서 토르망치 볼때마다 맘이 짠했는데… 이젠 절대 아프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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