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5.3

늦은 저녁을 먹으러 잠시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보리음료를 샀다.
보리음료를 마시면 그 맛 때문인지 몰라도
마음이 구수해진다.
출판 단지에 가득한 풀 향기에
새삼 몇 년째 살고 있음에도
여기 이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4집을 만들 때 몇 곡은 내가 믹스를 해보겠다며
호기롭게 장비를 구입하고
며칠 밤을 지새우다가
결국 마지막 보컬 믹스에서 도무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지 못해서
포기했었는데
오늘 유튜브를 서칭하다가
우연히 좋은 튜토리얼을 발견하고
실습을 해보았다. 몰랐던 몇 개의 비법들이
있었고 확실히 결과물이 나아지는 걸 보면서

‘사람은 역시 배워야 하나보다’와
‘세상 참 좋아졌네. 이런 걸 이렇게도 배우고’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어디서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어
뭔가 부족하다 싶으면 책을 사거나
누군가에게 물어보거나 했고,
가창에 관련해서는 정말이지
맨땅에 헤딩하면서
연구하고 녹음해보고,
또 연구하고 공연해보고,
몸의 이런저런 변화들을 주면서
그냥 감으로,
그리고 그 감을 유지하려고
무던히 노력했었는데
요즘엔 정말이지

유튜브에 다 있다!!!!!!!!
심지어 재밌기까지 해!!!!
유튜브 최고!!!!!!

보리음료의 최대 단점은
이상하게 배가 고파지는 것.
왜일까? 도대체 왜일까?
당이 훅 떨어져서 일기를 더 쓸 수가 없다.
곤약우동이나 하나 먹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