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Diary

2019.3.13

뭔가를 꽉 쥐고 있다가
탁 놓으니 새로운 것이
또 시작된다.
꽉 쥐고 있었던 건
무의미한 것이었을까?
쥐고 있었기에
놓을 수 있었겠지.
쥐지 않았다면
놓는 용기 따윈
필요도 없는 것이었겠지.

2019.3.12

오랜만에 합주.
정말 많이 불렀던 노래인데도
뭔가 새롭고, 조금은 다르게
부르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새삼 올해가 또 이렇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들 속에서
새롭게 시작되는구나 싶어 마음이 벅찼다.
사람들, 노래들.
그리고 나.

2019.3.11

작업실에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풀가동했더니 무척이나 쾌적해졌다.
한동안 있었는지도 모르게
자리만 차지했는데
이게 이렇게나 좋은 것이었구나!
머리도 맑아지고
확실히 덜 피곤하다.
미련했다. 나란 놈.

3, 4월에 있을 공연들 셋리스트를
펼쳐놓고 음원들을 들으며 머릿속에 정리.
뭔가 시동 거는 느낌이 들면서
미친 듯이 달려나가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는다!!!!!
2019년
뭔가 엔진소리가 남달라!!!!!

2019.3.10

목욕을 하고 시원한 물을 두 잔 마시니
기분이가 넘 좋아져서 인스타에
대문짝만한 셀카를 빡!
이런 거 자꾸 올리면 사람들이
언팔한다는 소문이 있지만
뭐…가끔은 괜찮지 않나?
하하하하하하

며칠 동안 머리 싸매고 고민했던 작업이
오늘 좀 실마리가 잡혀
기분이 좋아서 그랬습니다! 눼눼…

2019.3.9

돌아보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항상 그 역할을 해주는 결정적인 사람이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난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역할이었든, 나쁜 역할이었든
나에게는 큰 자양분이 되어 주었고
어느새 지금까지 잘 살아내고 있다.
하지만 전적으로 의지하고 살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도 그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염치와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양심 덕에
크게 실수하며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절대 연락하지 말아야지’하는 사람도,
‘그 사람 없으면 난 죽어’하는 사람도 없다.

‘독립이 가능한 개체’들이 만나
무언가를 조금씩 나누며 고마워하고, 즐거워하고,
때때로 위로하기도 하면서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것이
건강한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과해도, 부족해도 안 되는 딱 적절한 양의 것이어야
하기에 섬세한 감각이 필요한 것 같고.
(물론 어떠한 선이 명확히 정해진 건 없기에,
그래서 곡선 그래프로 넘나들기도 하지만
그 평균치가 있는 것 같다.
서로가 느낄 수 있는.
각자의 기준이 다르다면 그 관계 또한 엉망이 될 수 있겠다만.)

나의 현재에 존재하는 수많은 관계들.
그 안에서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서
나라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고. 좋은 역할이든, 나쁜 역할이든
결국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만 있다면.

오지랖을 부릴 때도 있고,
어떨 땐 너무나 차갑게 관조적일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이 모두 좋은 관계를 위한 노력이기에
어느 정도의 이해만 있어주면 좋겠다는 바람.
그 바람도 나의 기준이기에 정말 이기적인
것이구나 싶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 사람에 대한 호기심,
나의 결핍에 대한 이해, 그 결핍을 채우고자 하는
노력, 상대를 헤아리는 마음, 애틋한 심상 등등등
‘관계에 있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여러 생각이 두서없이 교차하는 새벽이다.

이럴 땐 정말 ‘Feel로 가는 거지 뭐’ 하는
사람이 제일 존경스럽고 부럽군!!!
(물론 좋은 관계들을 만들어내는 사람에 한해서)

2019.3.4

먹먹한 귀의 증상
(높은 곳 올라가면 생기는 것과 비슷)
이 계속되어서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다행히
청력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여
한시름 놨다. 어느 부분이 부었는지
암튼 귀와 코 사이 압을 조절하는
무언가가 살짝 문제가 있다고 해서
풍선 같은 거로 코에 빵 공기를 쏴주니
살짝 좋아진 느낌. 간 김에 수액도 하나
맞고 돌아왔다.
약을 먹었더니 막힌 코가 시원하게 뚫려서
뭔가 시원하고 좋다.
오늘은 일찍 자야 하는 날.
목욕을 또 해볼까 한다.

이 먹먹한 느낌이 마치 잠수했을 때의 기분과
비슷해서 아주 살짝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들면서
덕분에 마음이 좀 차분해졌다.
가끔은 귀를 닫고 살아도 좋겠다 생각했다.

2019.3.3

설렁설렁 하루를 보내다가
집에서 목욕을 했더니
급 졸음이 쏟아져서
저녁 즈음에 꿀잠을 잤다.
덕분에 새벽이 되어도 정신이
팔팔하여 이거 잠을 자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있지만
결국 또 꿀잠을 잘 것 같은
기분 좋은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