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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6

어제 밤새 레오가 설사를 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실이 X바다가
되어 있었다. 어젯밤부터 해서
5~6번은 족히 설사를 한 거다.
불안한 마음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이상은 없었고
며칠 잠자리가 바뀌어서 생긴
스트레스인 것 같다는 진단.
주사를 맞고 집에 오니
녹초가 된 레오는 바로 잠자리로.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좀 괜찮아지면 선물로 사온
간식 많이 줄게 레오야. 좀만 참아.
진짜 맛있는 거 사 왔거든!!!’

내일은 데브 작업이 있는 날.
일찍 일어나서 레오 산책시키고 나가야겠다.

2019.1.25

숙소 체크아웃을 마치고
점심으로 스시를 먹었다.
일본에서 먹는 스시는 뭔가
다르긴 다르다. 그다지 고급 식당이
아닌데도 말이다.
근처 바닷가에 있는 카페에
가서 음료를 마시고
공항으로 출발.

한국에 도착하고 바로 레오를
만나러 갔다. 잘살고 있을까
은근 걱정했는데 병원 앞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 쪽으로
달려나오는 레오!
짜식! 잘살고 있었구나!!!

집에 와서 구입한 CD들을
리핑했다. 총 10장의 앨범을
샀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슬금슬금 스킵하며 다 들어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못 들어보고 산 것 치고는
잘 산 것 같다. 내일 제대로 들어봐야지!

이제 옷 갈아입고 씻고 자야겠다.
역시나 이번에도
오자마자 CD부터 뜯고 있는 나는
여전히 뜨겁구나!!!!! 키키키

2019.1.24

숙소를 벳부에서 오이타 역 쪽으로 옮겼다.
어제의 과음으로 인한 숙취는
함박스테이크로 풀었고,
일행들이 숙소에서 쉬는 틈을 타
동네 레코드 가게에 가서
주인이 추천해준 CD들을 구입!
(일본에 갈 때마다 CD를 몇 장씩
구입하는데 그럴 때마다 빨리
집에 가서 듣고 싶어 죽음.
심지어 못 참고 현지에서 들을 수 있는
장비를 구입한 적도 있다.)
오이타 역 쪽에 있는 쇼핑몰에서
이것저것 구경 다니다가
일행들 합류, 저녁으로
라멘을 먹었다.(또 생맥주 마심.
내가 생각해도 이건 좀 아님.)
숙소로 돌아와 목욕을 한 후
다시 돈키호테로 가서 레오, 니키, 소피아
간식을 샀다.
오늘 나의 체력은 내가 생각해도 대견.
어제 3시간 잤나????
후훗.
여전히 나는 뜨겁구나!!!!

내일 집에 간다! 야호!!!

2019.1.22

결국 아이폰으로 갈아타고 말았다.

아이폰3? 였나?? 그 후
‘안드로이드는 어떤 세계일까?’ 로 시작된
단순 호기심에 갤럭시 노트를 사봤는데
이럴 수가! 파일을 주고받는 일이 많은
나에게 그야말로 신세계였던 거다.
그 후 아이폰의 폐쇄성에 대해 불평했고
아이폰은 그저 허세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가끔 일어나는 안드로이드의 불안한 OS 따위
‘재부팅 하면 되지 뭐. 그거 얼마나 걸린다고.’
맥북에 데이터 백업을 할 때도
‘프로그램 하나만 더 깔면 되지 뭐. 오래 걸리면
저 옆에 윈도우 컴퓨터에 빡 꼽으면, 이건 뭐
USB만큼 빠르게 찾는다고!’
‘실용성은 안드로이드지!’

그런데…허허허허헛….

얼마 전 우디가 갈아입은 새 옷은
아이폰에 더 최적화된 것이엇던것이었다…
안드로이드 오토라는 앱으로
잘 연동이 되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내 음악’ 즉 내 폰에 저장된 음악을
틀기 위한 메뉴가 없던 것이다.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서비스하지 않는,
어렵사리 구한 CD들을 한땀 한땀 리핑한
내 음악을 위한 메뉴, 그게 없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기술이었을까?
아무리 스트리밍 세상이라고들 하지만
(CDP 없어진 것도 서러워 죽겠구만)
이건 나한테 너무한 거다.
물론 들을 수는 있다.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어떻게 어떻게 하면 나오긴 나온다.
그런데 그러면 안 되지! 정확히 메인 메뉴에
한 자리 정도는 줬어야지! 이렇게 구닥다리 취급받으려고
그동안 내가 안드로이드를 그토록 찬양하고 다녔단 말이더냐!!!

혹시 아이폰 카플레이는 어떨까 싶어 유튜브로 검색을
해봤는데 떡 하니 ‘음악’ 메뉴가 하얗고 예쁘게
떠 있는 거다. 아!!!! 내음악내음악내음악!!!!!
멜론, 벅스 따위의 스트리밍 메뉴가 아닌 ‘음악’ 메뉴!
정신 차리고 보니 나는 아이폰xs를 손에 쥐고 있었고
이미 차에는 카플레이 메뉴가 떠있었…

집에 오자마자 맥북에 아이폰을 연결하고
아이튠즈에 있는 ‘내음악’들을 마구 집어넣었다.
‘이야~ 동기화 좋구나!!’
‘오! 사진도 한방에!’
‘야호! 신나는구나! 역시 맥북엔 아이폰이지!’
이렇게 얄팍하게 사람이 변한다.
‘사진? 그거 어플 쓰면 다 똑같애~’
라고 말했었는데
‘오~ 뭔가 질감이 다르군. 역시 아이..포..’

분명 주변 사람들 나 놀릴 게 뻔한데,
뭔가 무지 달라서 불편해 죽겠는데
그래도 난 지금 무지 행복하다. 무하하하~~~

2019.1.21

데브 신곡(가제:So Long) 드럼, 베이스 녹음.
처음 가본 녹음실이라 어떨지 궁금했는데
소리가 건강하게 잘 빠져서 대만족!
집에 돌아와 프로젝트에 올려서
살짝 이펙팅 했더니 바로 앨범 퀄리티로
나와줘서 더욱 만족했다.

얼마 전 찍은 사진 결과물도 넘 좋아서
이래저래 아주 기분 좋았던 하루!
마음속에 봄이 먼저 찾아온 듯~
데브의 봄은 무지 따뜻할 것 같다!

2019.1.20

live THEY 2019 공연.
3주 만의 공연이라 설렘과 긴장감이 남달랐다.
레이블 안팎으로 시끄러운 일들이 많아서
더욱 잘 해내고 싶었던 공연.
앵콜을 3곡이나 했음에도
(정해진 런닝타임을 훌쩍 넘겨버림^^;;;)
뭔가 더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었다.
좋은 기운으로 cheer up 해주고
싶었던 마음. 그리고 고마운 마음.

2019.1.19

‘제가 또 이렇게 공연을 하네요.’
첫 멘트부터 ‘코 끝이 찡, 눈물이 핑’ 하고
말았던 이지형의 ‘신년의 밤’ 공연.
공연 내내 침을 꼴딱꼴딱 삼키며
울음을 참고 또 참았는데 세상 쿨가이
지형이가 노래를 뱉어내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는 순간 내 눈물도 주르륵
흘러내리고 말았다.
(진짜 흘러내려서 솔직히 나도 깜짝 놀랐고 좀 쪽팔렸음.)
지난 몇 년의 시간 동안 꾹꾹 눌러 담아왔던
단독공연에 대한 간절함이
진심을 다한 노래, 이야기들로 전해졌고
지형이 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이 공연을 기다렸던
팬분들도 시종 눈물을 훔쳤다.

작년, 오랫동안 함께 했던 해피로봇을 떠나
홀로서기 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고
얼마나 힘든 현실들이 지형이를 아프게 했음을
잘 알고 있어서였을까? 지겹도록 오래 들었던 친숙한
노래들이 모두 다른 깊이로 느껴지고
9년을 봐왔던 친구인데도 이제야 이 사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래서 뭔가 미안함 마저 느끼게 했던 소중한
공연이었다.

감성적인 부분을 떠나
이지형의 보컬은 확실히 업그레이드 되었고
공연을 진행하는 능력은 더욱 유려해졌다.
작업실에 놀러 갈 때마다 혼자 왜 이렇게
진지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싶었는데
묵묵히 자신을 준비했던 거다 지형이는.
매니져도 없이 DJ 스케쥴을 매일 소화하면서
완성되어진 매너와 톤이 오늘 공연에서
더욱 빛이 났다.

오늘은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할 거니까
촌스러워도 이해해달라는 위트 섞인 멘트.
아…일기 쓰다가 또 눈물 터지네.

요즘 지형이 몸상태가 별로라고 하던데
조만간 삼계탕이라도 꼭 사 먹여야겠다.

p.s.
그런데 말이지…
몇년 전 내가 무대에서 울보일 때
제일 많이 놀렸던 권정열, 고영배, 이지형이
요즘 공연 때 왜 이렇게 많이 울지?
놀림거리가 많아져서 개인적으로는 참 좋지만
뭔가 억울하네. 단체로 울보가 되니까
놀림에 집중력이 떨어지잖아!!!

2019.1.18

할아버지, 할머니 추모예배.
60, 70대의 어르신들이 어찌 그리
아이처럼 말씀들을 나누시는지^^
아마 할아버지, 할머니 앞이라서
더욱 그러셨을까 싶다. 세월이 지나도
가족은 그런 것. 단체관광 계획을
세우시는데 이건 뭐 천진난만의 끝.ㅋㅋㅋ

십센치 공연 관람.
휴…공연이 끝나고 한동안 멍한 상태로
자유로를 달리며 이 기분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싶었는데 레오를 산책시키며 겨우 제정신이
돌아왔다.
잘 빚어낸, 모던한,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깔끔한 백자 같은 공연.
분명 준비하는 과정에서 뭔가 얼기설기
복잡하고 산만한 것들이 가득 차 있었을 텐데
‘깎고 또 깎고 또 깎아서 정교하게 완성되었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치밀하게, 그리고 끈질기게,
맘에 드는 것이 나올 때까지 붙들고 있었을 것 같은.
그래서인지 한순간도 버릴 것이 없었고
시종일관 몰입할 수 밖에 없었던 공연.

어느 공연이든 그 아티스트만의 톤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공연이라도
그 톤을 만들어내고 살려내지 못한다면
무의미한 실패작이 될 수 있고,
반대로 핀 조명 하나만으로도 아티스트의 품위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건 그 어떤 화려함보다도 강력하고 모든 것을 뚫어낸다.
소박한 제작비의 잘 만들어진 영화가
알맹이 없는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흥행에 성공하는
현상과 비슷한 것. 다이내믹이란 것은 항상 상대적이고
그걸 느끼는 관객의 심상 또한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무대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attitude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관객은 그걸
온몸으로 느낀다.
무대 위의 performer에서 뿐만이 아니라
입장할 때 수검을 하는 스태프의 표정,
기타를 건네주는 무대 스태프의 복장과 걸음걸이,
음악과 함께 숨 쉬는 듯한 조명의 미세한 템포감과 색감,
노래가 시작됨과 동시에 모든 연출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긴장감, 곡마다 달라지는 섬세한 리버브 잔향의 길이,
영상 속의 폰트 종류와 크기, 위치 등등등
수많은 디테일들이 성의로 가득 차서
하나의 숨으로 훅 뱉어낼 때 관객은 ‘와! 정말 최고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확신한다.
음악 콘서트라는 확실한 주인공(뮤지션)이 있을 때
이 모든 연출의 중심에는
뮤지션과 그들의 음악이 있어야 하고
그래서 꼼꼼한 캐릭터 분석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그다음은 그 안에서의 흐름과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셋리스트가 단단한 뼈대로 서야 할 것이다.

십센치의 공연을 보고 ‘무엇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걸까?’
에 대한 고민에 한동안 멍했고 이것에 대한 감상을
꼭 글로 남겨보고 싶었다.
공연을 준비하다 보면 기술적인 부분과 뭔가 더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잊어버리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알면서도 잊게 되는 것들.
‘나는 어떤 뮤지션인가?’

십센치의 공연은 참 좋은 그것이었다.
attitude가 느껴지는 공연.
대기실에서 친구들에게
‘뭐 이상한 거 없었어요? 빨리 얘기해줘요.’하는데
속으로
‘정열아! 너 정말 징글징글하다!’
라고 3번 외쳤다.
징글징글하게 멋진 녀석!!!
최고였다구 이놈아!!!!
젠장…또 보고 싶네…

2019.1.15

오랜만에 사진 촬영을 했다.
자연광이 좋은 스튜디오에서 조명 거의 없이
필름 카메라로! 정식 프로필은 아니었지만
2017년에 찍은 사진(머리 노란 시절)을
올해도 쓰기엔 좀 그렇지 않나 싶어
가볍게 함 찍자고 했는데 가볍기는…
내 마음이 가볍지 않았던 거다.
아직도 카메라 앞에서 쭈뼛쭈뼛, 어색어색.
거기다 햇살이 쫙 비춰주니 눈부심에 졸림까지.
사진 결과물이 좋다면 그건 기적이라 말하고 싶다.ㅋㅋ

미세먼지가 좀 잦아드나 싶어 집에 와서
레오 산책을 시켰다.
레오는 동네 골든리트리버 ‘소망’오빠와 사랑에
빠진 듯하다. 오늘 만나자마자 끙끙 앓더니
마구마구 애교를 부리다 부끄러웠는지 후다닥 반대로 내달렸다.
분명 내가 알기로는 최근까지 ‘우미’오빠(진돗개) 였는데
엊그제 만나서는 데면데면.
레오는 금사빠인가…
내 딸이 금사빠라니…
이거 뭐 가르칠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