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goon의 모든 글

2018.2.20

피아노 레슨을 시작한 지 3주 차.
지형이 연주를 도와주고 있는 진성이에게
배우고 있다. 차분한 성격에 심성이 착해서
내가 좀 더디더라도 끈기 있게 잘 가르쳐 줄 것 같아
부탁을 했는데 흔쾌히 오케이 해줬다.
취미 말고 입시생이라 생각하고 가르쳐 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빨라 종일 연습해도 못 따라갈 지경.
(연휴도 한몫했다)
피아노 레슨도 재미있지만,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던
음악 지식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가는 느낌.
꽤 오랜 시간동안
느낌 충만으로 곡을 만들고 부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레슨을 진행하면서 ‘오! 나 의외로 많이 알아’ 싶은 게
어깨너머로 배운 것들이 헛되지 않았다 싶어
나 스스로가 참 대견했달까? ㅋㅋㅋㅋ
하긴 음악 배움에 돈 한 푼 안 쓰고
이 만큼 온 것만으로 칭찬해 칭찬해!!! ㅋㅋㅋㅋ

피아노 연습하며 아무 생각 없이 연습에만 몰두해야 하는데
코드 진행 몇 개만 쳐도 자꾸 곡 쓰려고 덤비는 내 모습에
천상 연주자는 못되겠지 싶다!!!

2018.2.19

레오의 첫 꽃도장.
처음엔 어디가 다친 걸까 걱정이 되어
애꿎은 니키, 소피아를 의심했는데
생각해보니 태어난 지 7~8개월 정도 되었으니 (구조한 분의 말씀)
그럴 때도 됐다 싶고. (검색 후 알게 됨)
마냥 아이인 줄로만 알았는데
숙녀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기념으로 간식을 많이 주었고
사료도 듬뿍! 산책도 천천히 시켜주었다.

***레오의 생일을 8월 8일로 정했다!
팔팔하게 잘 살아달라는 의미!!!^^

2018.2.18

해가 바뀌었다.
일기를 쓰며 날짜를 써넣을 때마다
2017도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는데
2018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일기를 쓰지 않은 이유는
뭔가 나와의 약속조차 지키고 싶지 않은
일탈, 휴식 때문이었다.

작년 연말이 되면서 탈진 비슷한 것이 찾아왔다.
문득 돌아보니 8년 정도 되는 시간을
비슷한 패턴의 삶 속에
뭔가에 쫓기듯 앞만 보며 살아온 것 같았다.
음악을 만들고 그것을 알리기 위한 활동들,
그리고 공연. 어느새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 가고
새로운 것을 느끼고,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점점 흐려져 가고 있는 내 모습에
뒷머리를 쿵 하고 얻어맞은 듯
이건 아니다 싶은 문제의식이 생겼다.
변화가 필요했고
뭔가를 표현하기보다는
쉬면서 내면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많은 사람과 엉켜 살아가며
내가 점점 흐려지는 것.
‘나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또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라는 방향감각 없이
‘앞으로 가고 있으니 잘살고 있는 거야’ 라는
위안과 그에 따른 안락함, 안주가 너무나 위험해 보였달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에 대한 점검과
앞으로 남은 시간을 좀 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살아가고픈 희망이 생겼다.

시간은 점점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등 떠밀려 휩쓸려가기보다는 나의 페이스를 잃지 않을
단단한 생각과 힘을 가져야겠다.
아직 생각이 모두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당장에 떠오르는 준비들을 몇 가지 시작했다.
꾸준함에서 오는 즐거움을 다시 찾아야 할 시기다.

일기를 쓰지 못한 지난 시간을 간략하게 적어보자면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축하공연이 잘 마무리되었고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왔고
할아버지 할머니 추모예배,
세부로의 MPMG 워크샵,
그리고 몇 개의 기획공연들이 있었다.
감기를 한 달 동안 앓았고
팔자에 없는 축농증(급성)에서
벗어났다.

정말 오랜만에 음악 공부(어디서 배운 적도 없는)를 시작했고
노래 부르는 방법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바쁘게 살며 돈을 벌고 명예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립된 개체로서의 내실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첫 번째,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잘 돌아보며 살아가는 게 두 번째
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거추장스러운 불필요한 생각, 행동들을
줄여나가야 한다.

아름다운 것들만 보며 느끼고 표현하기만도
인생은 참 짧다는 결론.

2017.12.28

레오를 유어썸머 사무실에 잠시 맡기고
부동산, 미용실에 다녀왔다.
홍대로 돌아와 레오와 함께
해피로봇 사무실에 잠시 들러
네어버 측에서 보내준 선물을 찾았다.
낯선 해피로봇 식구들에게도
꼬리 흔들기와 뽀뽀를 남발하며
이쁨을 독차지한 레오.
사회성 좋은 강아지야 레오는…

2017.12.24

광주 십센치 X 데이브레이크 크리스마스 공연.
즐거운 공연이었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십센치와의 콜라보가 좋았던 공연.
이젠 무대 위 홀로 선 정열이가
전혀 어색하지 않고
공연을 꽉 채워나가는 모습에 감동.
역시 대단한 친구다.

집에 돌아오니 새벽 3시.

언제부턴가 크리스마스는 일하는 날이라는 공식이…
아마 내일은 쭉 자게 되지 않을까 싶다.

2017.12.22

부산 크리스마스 공연.
어제 저녁으로 먹은 고기가
안좋았는지 배탈이 났다.
공연 전에 화장실을 몇번이나 간건지…
보통 때보다 기운이 좀 없었지만
그래도 귀한 발걸음 해주신
관객분들께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앵콜을 몇 곡 더 했다.

컨디션이 별로일 때
괜히 더 잘하고 싶고
‘나 끄떡 없어’인 척, 쎈 척 하고 싶은 건
프로인가, 객기인가???!!!!!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