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3.29

일을 할 때의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고민의 시작은 작년 초부터,
그리고 방법에 대한 생각들은
대상포진 이후부터인 것 같다.
뭔가에 몰두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마무리될 때까지 온 신경이
거기에만 가있고, 그 외의 것들이
생각에 들어오면 치명적인 스트레스로
다가와 예민보스가 되어 날카로워지기
일수였다. 나의 건강이나 심리상태를
객관적으로 체크하지 못하다 보니
결국 병에 걸리고 만 거다.
이전에는 감기나 몸살 정도에서 마무리되었는데
제대로 큰 것이 오니 겁이 났다.

어떻게 이 에너지를 잃지 않고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나’에 대한 관심과 사랑,
즐길 줄 아는 느긋한 자세
(이왕이면 웃으면서 하자, 내가 웃으면
다들 웃을 수 있을지도 몰라 등의 자세),
신중한답시고 괜히 분위기 무겁게 만들지 말기
(무거우면 가라앉는다! 최대한 가볍게 가볍게),
그리고 적당한 선에서 휴식을 취하기.
등등등…

이 적당한 선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데
이전의 나는 ‘모든 게 끝나고 몰아서 쉰다’였다.
하지만 그 일이라는 것이 하다 보면 끝이 없고
끝나고 나면 다른 일들이 우다다 몰려오는
경우가 수두룩해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미련한 생각이었다. 그러다 보니
1년에 제대로 쉴 수 있는 시간은 연초에
며칠 여행을 다녀오는 정도. 그나마도 작년 초
여행지에서, 귀국 후 해야 할 스케줄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휴가를 완전히 망친 기억이 있다.

적당한 선을 찾기 위해서는 일을 하는
중간중간 나를 잘 체크할 필요가 있었다.
머릿속 혹은 마음속에 압이 차오르려 할 때
이전의 나는
‘오! 이제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곰곰이 따져보니
이미 그 이전 단계에서 일들은 정리가 되어있던 거고
압이 차오르는 건 그게 잘못될까 봐 계속 체크, 수정하고
있던 거였다. 체크, 수정은 오히려 차갑고 느긋하게
해야 객관적일 수 있는 것인데 말이다.
그래서 그런 마음이 드는 순간이 적당한 선!
아주 잠깐이라도, 단 30분이라도 쉬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무거워서 가라앉지 않았고
가벼우니 웃으며 즐길 수 있었고
‘나’를 좀 더 아낄 수 있었다.

그런 변화 이후에 나온 결과물들이
썸매 2018, 넌 언제나 리메이크, 언박싱,
그리고 앞으로 발표될 노래들이다.
썩 나쁘지 않은 결과물들이다.

지금도 뭔가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쉬운 길들을 샤샤샥 가고 있진 않지만
부담스럽거나 드러누울 정도로 아프지 않은 건
아마도 이런 짧은 텀의 휴식들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뜨겁게 달릴 것이고
더욱 격렬하게 쉴 것이다! 꼭!!!
오늘은 바로 그런 날이었다!
그리고 그래도 되는 나였다!